교직 12년차, 학교 현장에서 일하다가 올해 시도교육청 파견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교육청 파견과 관련하여 교사 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점을 위주로 포스팅해보려 합니다.
오늘은 파견교사의 선발, 역할, 워라밸, 장단점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파견교사?
교육부나 교육청 등의 상급 기관 및 직속 기관이 학교 현장의 교사들을 불러들여, 장학사나 연구사가 하는 행정 업무를 일부 맡기는 시스템입니다.
이는 교육부나 교육청이 업무 추진을 하는 데 있어 현장 교사의 경험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을 받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과도한 업무를 처리할 인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함이 더 큰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파견교사를 선발하는 기관은 교육부부터 시도교육청, 교육지원청, 직속기관 등 다양합니다.
교육부 파견교사
선발
예전에는 공개선발이었지만 요즘은 비공개로 충원하는것 같습니다.
교육부에서 뽑느다는 공고를 내고 각 시도에서 몇명을 추천한후 최종적으로 선발하는 개념이 아니라, 아예 가까운 시도교육청에 "몇명을 뽑아주세요. 뽑아주면 받을게요" 라는 구조입니다. 저희 시도는 2019년쯤 교육부 파견교사 선발 공문이 왔었고, 지원결과 미달이어서 접수기간 이후에 제게도 한번 가보라는 제의가 오긴 했었는데, 고민 많이 하다 가지는 않았습니다. 교육부가 위치한 세종시나 인근의 대전시, 충북, 충남 등에서 많이 충원하고 있습니다.
역할
교육부 파견교사는 교육부 교육연구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임시적으로 신분이 교육부 교육연구사가 됩니다. 물론, 교육부 교육전문직 시험을 통과해야 교육부 교육연구사가 되지만 17개 시도교육청의 장학사를 상대하며 업무를 추진해야 하니, 임시 직함를 달아주는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그대로 임시 직위일뿐 실제 연구사로 승진한건 아니기 때문에 파견기간이 끝나면 그냥 교사로 돌아오는 겁니다. 실제 신분은 파견교사지만 명함만 교육연구사로 판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 시도교육청에서 업무를 하면서 교육부 교육연구사님들을 뵙거나 통화할 일이 많이 있었는데, 제가 하는 두꼭지 업무 다 실제 교육연구사님이 아닌 파견교사 선생님들이셨습니다.
워라밸
업무강도는 굉장히 높습니다. 또한 본인이 하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이 높게 요구됩니다. 공문을 하나 쓰게 되면 그 공문이 17개 시도교육청, 각 지역 교육지원청, 각학교로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신경 쓸게 많습니다. 또 어떻게 보면 최상위기관이라고 할수 있으므로 여기저기 시도교육청에서 올라오는 여러 민원(이 질문들은 또 각학교와 지역교육지원청에서 올라온 민원이겠죠?)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줄수 있어야 합니다. 본인의 일처리와 답변이 굉장히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에 열공해서 전문성으로 무장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상위기관으로 올라갈수록 업무도 많고 또 업무에 대한 부담감도 훨씬 커지기 마련이라 워라벨은 포기하고 가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장단점
2년이 지나고 나면 소속 학교로 복귀합니다.
교육부 파견은 큰틀에서 교육정책을 다뤄볼수 있다는 측면에서 분명 의미 있는 경험일거 같습니다.
다만, 교육부 파견은시도교육청 소속 기관 파견과는 다르게 승진 가산점(일반승진)이 아예 없는 시도가 많습니다. 때문에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에는 좋을지 모르겠으나, 승진을 노리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별 베네핏이 없는 자리라고 할수 있습니다.
시도교육청 파견교사
선발
시도교육청에서는 보통 연말에 파견교사 모집 공고가 있습니다.
여기에 지원하게 되면 부서별 모집전형을 거쳐 선발됩니다. 예전에는 공개 모집 외에 지인 찬스 등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 100% 공개전형으로 바뀌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인 면접등의 절차 외에도 인간관계, 근무 태도 등에 대한 뒷조사(?)는 한다고 합니다. 저도 들어올때, 장학관님, 장학사님들께서 여러 경로를 통해 뒷조사를 해봤다고 하셨습니다 ㅎㅎㅎ
역할
기초학력, 영어교육, 진로교육, 국어교육, 과학교육, 인성교육, 민주시민교육, 학생자치, 생활 등등...학교에서 하는 여러 업무들을 모두 세분화해보면 굉장히 많은데, 시도교육청에 있는 장학사님들은 보통 2~3개 업무 꼭지들을 담당하시는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도 교육청의 국제교육과 다문화교육 관련된 업무는 보통 시도교육청에 계신 장학사님 한분이 총괄하여 기획 및 운영하고, 넓게 퍼져 있는 각 학교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며 추진하기 힘든 면이 있기 때문에, 지역교육지원청의 담당 장학사님들이 시도교육청 장학사님과 학교와의 중간다리 역할을 해주신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여러 업무 꼭지 중에서 매우 중요한 꼭지들은 장학사님들이 가져가고,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물론 중요하지만 파견교사에게 맡겨도 될만한 업무들은 파견교사에게 줘서, 나름 단독으로 해당 업무를 처리하게 합니다.
워라밸
학교에서 나름 일 많이 해봤다고 생각하고 파견을 갔지만, 처음에는 시스템에 적응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똑같이 공문 하나를 쓰더라도 학교에서는 사실 빨리 쓰면 5분도 안걸렸었지만, 여기에서는 내가 쓰는 공문이 모든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발송되므로, 공문이 시행되고 난후의 민원 사항은 머가 있을지, 또 최대한 민원 사항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구상을 한 후 공문을 작성합니다. 오탈자도 혹시 있지는 않을까 해서 계속 보게 되구요.ㅎㅎ
모든 업무가 법령과 조례 그리고 지침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제가 맡은 업무의 법령 조례 지침은 빠삭하게 알고 있어야 합니다.
학교에 있을때는 위(시도교육청)에서 하라고 시키는 일만 하다 보니 귀찮긴 해도 머 힘든건 없었는데, 시키는 입장이 되고 보니 신경쓸게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학교에선 교장 교감선생님밖에 안계셨는데 시도교육청은 장학관님부터 과장님 국장님 부감님 교육감님까지 높은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보고드리러 갈때마다 긴장되는건 당연하구요.
근데 이런것도 점차 적응이 되서 6개월 정도 지나니 좀 더 편해집니다.
저는 일주일에 1번 정도는 야근을 하는것 같습니다. 야근은 한번 하면 기본 11시~12시입니다. 업무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일이 몰릴때는 더 많이 야근을 하고, 일이 안 몰릴때는 야근이 없는 주도 있습니다. 야근이 없더라도 9시~6시까지는 정신없이 바쁩니다.
시도교육청에 있는 직원분들(장학사,일반행정직, 파견교사 포함)은 대부분 워라벨이 안좋습니다. 파견교사라서 안좋은게 아니라 대부분 본청 직원들은 워라벨이 안좋고 파견교사는 그나마 나은편이다 정도로 정리할수 있을거 같습니다.
장단점
전반적인 시야가 넓어진다. 장학사의 업무를 미리 선경험해볼수 있다. 교육정책과 예산을 다뤄볼수 있다. 등의 장점이 있을수 있겠고, 교육부파견에는 없지만 시도교육청 파견에는 조금이지만 일반승진 가산점도 있습니다.
다만, 단점으로는 강한 업무 강도, 잦은 야근 등이 있을수 있습니다.
교육지원청과 교육청 직속기관 파견교사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 이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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